서론: 일요일 밤의 악몽, 검정 잉크가 죽었다
중요한 서류를 당장 뽑아야 하는데, 하필이면 검정색(PGBK) 잉크만 줄이 가거나 아예 백지로 나오는 경험, 잉크젯 프린터 사용자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 것이다.
헤드 청소를 돌려도 소용없고, 지금 당장 새 카트리지를 사 올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? 당황하지 말자. 드라이버나 주사기 같은 도구는 필요 없다. 마우스 클릭 3번이면 프린터에 남아있는 ‘컬러 잉크’를 섞어서 완벽한 검은색을 뽑을 수 있다.
이 글은 캐논 G시리즈(G1910, G3910 등) 및 대부분의 잉크젯 프린터에 통하는 가장 확실한 비상 대처법이다.
1. 원리: 프린터를 ‘속이는’ 기술
왜 검정 잉크가 막혔는데 인쇄가 가능할까? 비밀은 잉크의 종류에 있다.
- PGBK (문서용 블랙): 평소 문서 인쇄 시 사용된다. 입자가 굵어 잘 막힌다. (지금 고장 난 것)
- C/M/Y (사진용 컬러): 사진 인쇄 시 사용된다. 입자가 고와서 잘 막히지 않는다. (지금 멀쩡한 것)
우리가 인쇄 버튼을 누를 때, 프린터에게 “이건 문서가 아니라 사진이야!”라고 거짓 정보를 주면, 프린터는 고장 난 블랙 노즐을 끄고 컬러 잉크(파랑+빨강+노랑)를 섞어서 검은색(Composite Black)을 만들어낸다.
2. 따라 하기: 용지 설정 변경법
문서 파일(워드, 한글, PPT)은 건드리지 말고, 인쇄 직전 설정만 바꾸면 된다.
- 인쇄 창에서 [프린터 속성] (또는 ‘기본 설정’) 버튼을 누른다.
- [용지 종류] 메뉴를 찾는다. 보통 ‘일반 용지’로 되어 있을 것이다.
- 이것을 [포토 용지]로 변경한다.
- 팁: 실제로 포토 용지를 넣을 필요는 없다. 그냥 A4 용지를 넣고 설정만 바꾸면 된다.
- 인쇄 품질은 [표준] 혹은 [고품질]로 둔다.
- [확인]을 누르고 인쇄를 시작한다.
- 내 프린터의 경우 포토용지로 설정하면, 뒷면 트레이를 이용한다. 뒷면 트레이는 한 장씩 출력하기 때문에 매우 귀찮긴 하지만, 방법이 없다.
![image [꿀팁] 캐논 프린터 검정 잉크 안 나올 때, '설정 변경' 하나로 비상 인쇄하는 법 (5초 해결)](https://goodbyte.me/wp-content/uploads/2025/12/image-20.png)
3. 결과 및 장단점
[결과] 인쇄된 결과물을 보면 놀라울 정도로 선명하다. 흐릿하거나 줄이 갔던 검은 글씨가 아주 진한 남색 빛이 도는 검정색으로 깔끔하게 찍혀 나온다. 육안으로는 검은색 잉크와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가독성이 좋다.
[장점]
- 돈 0원: 추가 비용 없이 당장 급한 불을 끌 수 있다.
- 간편함: 파일을 수정할 필요 없이 설정만 바꾸면 된다.
[단점]
- 속도: ‘고화질 사진’을 인쇄한다고 착각하므로 평소보다 인쇄 속도가 느리다.
- 잉크: 컬러 잉크 소모량이 늘어난다. (비상시에만 쓰자)
4. 마치며
이 방법은 어디까지나 응급처치다. 급한 보고서 제출을 마쳤다면, 시간 날 때 근본적인 원인(노즐 막힘)을 해결해야 한다.
만약 여유가 생겼을 때 카트리지를 교체하지 않고 수리해보고 싶다면, 아래의 알코올스왑으로 심폐소생술하는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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