서론: 새 카트리지인데 왜 이럴까?
캐논 무한잉크 복합기(G시리즈)를 사용하다 보면 가장 골치 아픈 것이 검정색(PGBK) 카트리지 막힘이다. 나 역시 수 개월 전에 인쇄 상태가 좋지 않아 거금을 들여 정품 카트리지(QY6-8033)로 교체했다.
그런데 교체 직후부터 상태가 이상했다. 아예 안 나오는 게 아니라, 글자가 미세하게 삐죽빼죽하고(지그재그), 잉크가 뿌려지는 타이밍이 안 맞는 듯한 현상이 나타났다.
구매처에 연락해서 “불량이다”라고 하니 캐논 A/S센터에서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. 기사님이 오시면 출장비가 있다고 해서, 치사하고 더럽다하며 그냥 내버려 뒀는데… 수 개월이 지난 지금, 쓸 때마다 너무 불편해서 “이제 하나 구매해야 겠구나” 싶었다.
1. 헛수고였던 시도들
처음엔 당연히 정렬 문제라고 생각했다.
- 헤드 정렬(Alignment): 수동, 자동 합쳐서 10번은 돌려봤지만 그대로였다.
- 엔코더 필름 청소: 투명 필름에 기름때가 묻으면 타이밍이 안 맞는다길래 열심히 닦았지만, 컬러만 멀쩡하고 블랙은 여전했다.
- 단순 뜨거운 물: 맹물에 담가봤지만 굳은 잉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.
- 물레방아 털기: 화장실에서 마구 털기 신공. 뭔가 까만 알맹이가 털려 나오는 것도 같았지만 나아지지는 않았다.
네이버 스토어 최저가로 구매해놓고, 어차피 버릴거니깐 하는 마지막 심정으로 ‘새로운 방법’을 시도했다.
2. 해결책: 알코올 스왑 + 뜨거운 물 혼합 요법
단순한 물로는 안료 잉크(Pigment Ink)가 잘 녹지 않는다. 자, 아래 준비를 준비한다.
[준비물]
- 문제의 블랙 카트리지 (QY6-8033)
- 접시 (카트리지 바닥이 잠길 정도)
- 뜨거운 물
- 이소프로필 알코올 스왑 (의료용)
[작업 순서]
- 뜨거운 물 받기: 접시에 뜨거운 물을 받아 놓는다.
- 불리기: 카트리지의 노즐(잉크 나오는 바닥면)만 닿도록 자작하게 담가둔다.
- 스왑으로 기냥 문지르기!: 카트리지 노즐에 잉크가 좀 녹았을 것 같다. 이제 알코올 스왑으로 마구 문지러 준다. 그냥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, 마구 문질러 준다. 스왑 2개분 정도로 닦았다.
- 대기: 약 10분 이상 ~ 1시간 정도 충분히 불려준다. (굳어있던 미세 노즐이 화학작용과 열기로 뚫린다.)
- 건조: 꺼낸 뒤 휴지로 닦고, 뒷면 금속 접점(회로판)에 물기가 하나도 없도록 바짝 닦는다.
3. 결과: 완벽한 부활
반신욕을 마친 카트리지를 장착하고 테스트 페이지를 뽑았다. 거짓말처럼 삐뚤빼뚤하던 선들이 ‘일자(-)’로 쫙 펴졌고, 글자 가독성이 완벽하게 돌아왔다.
- 작업 전

- 작업 후

결론 및 요약
캐논 G시리즈 블랙 잉크가 나오긴 하는데 삐죽빼죽하거나 잉크 분사 타이밍이 안 맞는 것 같다면?
- 헤드 정렬 백날 해도 소용없다.
- 엔코더 필름 닦아보고 안 되면, 미련 없이 ‘알코올스왑 문지르기 + 뜨거운 물’에 10분만 담가라.
- 새로 살 뻔한 돈 4만 원 굳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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